• 최종편집 2024-03-29(금)
 

‘흥부전’ 最古한글필사본 발견, 흥부 고향은 평양, 姓도 장씨, 평민 출신… 훗날 武科 급제

 

 

한글 고전소설 ‘흥부전’ 이본(異本) 중 가장 시대가 앞선 필사본(사진)이 발견됐다. ‘흥보만보록’이란 제목으로 1833년에 쓰인 이 필사본은 흥부와 놀부의 고향이 평안도 평양이고, 성(姓)은 ‘덕수 장씨’로 기존 판본이나 필사본과 다르게 기록돼 있다.


또 ‘춘향가’ ‘심청가’ 등 지금까지 알려진 판소리계 소설 중에서도 가장 시기가 이른 데다, 서도(평안·황해도)에서 나온 것이어서 기존 판소리의 호남 기원설에 대해 학술적 반론이 제기될만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 필사본은 송준호(81) 전 연세대 교수의 집안에서 전해 내려온 것으로, 정병설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와 19세기 한글소설 전공인 김동욱 박사가 이를 분석한 논문이 오는 6월 30일 국어국문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국어국문학’ 179호에 실리고, 계간지 ‘문헌과 해석’에는 자료 전문이 공개될 예정이다.


정 교수는 6월 27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흥보만보록’의 필사자는 ‘계사(癸巳) 중동(仲冬)’에 필사했다고 밝히고 있다”며 “1828년 책력(冊歷)을 재활용해 그 위에 붓글씨로 쓴 점, 표지 글씨가 소장자 송준호 교수 증조부인 송병희(1845~1874)의 필적인 점 등으로 미루어 계사년은 1833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시대가 가장 앞선 ‘흥부전’ 이본은 1897년 필사됐지만 1853년 것을 모본(母本)으로 했다는 기록이 있는 미국 하버드대 옌칭도서관 소장 ‘흥보젼’이다.


판소리 사설을 집대성한 신재효(1812~1884) 정리본 ‘흥부가’는 1870~1873년 무렵 필사본이다. ‘흥보만보록’은 옌칭본보다 20년, 신재효본보다 약 40년 이른 것이다. 기존 흥부전과의 차이는 소설의 무대가 ‘평양 서촌’(현 평양시 순안구역)으로 돼 있고, 흥부가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박을 탄 후 무과에 급제해 ‘덕수 장씨’의 시조가 되며, 흥부의 신분을 ‘궁민’이라고 서술해 평민임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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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의 호남 기원설 반론 자료" 평가 - ‘흥부전’ 最古한글필사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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