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자전 에세이집 ‘타인의 인력’ 펴낸 국악인 최영진 씨
 정악-민속악-창작음악 두루 섭렵… 유튜브 통해 ‘국악 알리기’도 열심
“첫 장구 인간문화재 되는게 목표”


“‘스승이 살아계신데 어찌 감히 먼저 책을 내느냐’ 하시는 분들도 있죠. 발칙하다고요? 혁신적이라고 해주시죠.”


국악인 최영진 씨(41)가 첫 에세이집 ‘타인의 인력’(토일렛프레스)을 냈다. 층층시하의 국악계에서 일종의 자서전을, 그것도 40대 초반에 낸 셈이다. 최 씨는 “스승이 음반을 안 냈으면 제자도 음반을, 책을 안 썼으면 제자도 책을 안 내는 게 불문율인 국악계이지만 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최 씨는 국악계에서 마당발 코뿔소 불도저로 통한다. 월드뮤직그룹 ‘이스터녹스’ 음악감독, 한배아트컬쳐스 예술감독이자 무형문화재 ‘봉산탈출’ ‘김제농악’ 이수자. “예술가는 관종(‘관심 종자’를 뜻하는 인터넷 속어)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 우물만 파라’는 금언을 최 씨는 귓등으로 듣는다. 정악 민속악 창작음악의 세 축을 정신없이 오간다. 어려서부터 나대는 성격이었다. 중학교 체육대회 때 응원단장을 하며 줄다리기 선수들에게 휘모리장단을 알려줬다. ‘덩’과 ‘쿵’의 박자에 힘을 집중하도록 훈련시켜 3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입영 신체검사를 받으러 가려고 탄 시외버스에서는 다짜고짜 마이크를 잡고 초면의 승객들에게 여흥을 부추겼다. 무려 두 시간 반 동안. “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남행열차’ 한 곡 뽑겠습니다. 자, 사탕들도 드시고. 다음 순서는….”


전남 여수공고를 거쳐 서울예대 국악과를 나왔다. 초등학생 시절, 집에 있던 장구를 직감적으로 쳐본 게 시작이었다. 책에는 그가 이후 김규형 김청만 박현숙 성애순 양연섭 양승희 조순애 하주화 등 명인을 찾아가 부딪치며 배운 이야기가 빼곡하다. 군악대 시절 대통령 앞에서 대취타를 연주하다 한 실수 같은 좌충우돌 경험담을 진솔하게 담았다.


▶ 해당기사 더보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자전 에세이집 ‘타인의 인력’ 펴낸 좌충우돌 국악계 불도저 '최영진' - 예술가는 ‘관종’이 돼야죠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