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며 가슴을 파고드는 우리 전통 국악기 가야금. 우리나라 악기 중 가장 대표적인 현악기로 모두 12줄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이보다 더 많은 현으로 개량된 가야금도 연주되고 있다.


이런 가야금과 자신의 인생 대부분을 함께 하며, 지역에서 꾸준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 조혜경(48) 씨. 뿐만 아니라  그는 서산지역의 아이들에게 우리 소리를 가르치며, 소중한 우리 문화를 지켜내고 있다.


특히, 그는 꾸준한 연주 활동으로, 젊은 시절 많은 국악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같이 주목을 받은 실력파 국악인 조씨가 자신의 남편을 따라 정착한 것은 지난 1998년. 지금도 다양한 연주 활동과 공연을 하고 있는 그를 지난 12월 22일 서산에 있는 그의 연습실에서 만났다.


- 가야금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어릴 적 고모님의 연주를 듣고 아무도 없을 때 고모의 악기를 몰래 만져 본 적이 있다. 이 모습을 본 고모님이 아리랑을 처음으로 알려줬다. 그것이 처음 받은 레슨이었으며 가야금과 인생이 시작됐다. 

당시 고모는 당신이 쓰던 악기를 주며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해, 지금까지 가야금과 함께하고 있다. 지금도 고모가 주신 악기는 청아한 소리가 울리고 있으며, 가야금을 볼 때마다 고모님이 생각난다."
  
- 가야금만의 매력은?
"가야금은 왼손으로 농현(줄을 눌러 울리는 것)을 해서  훨씬 더 넓고 풍성하며, 부드럽고 청아하지만 애절한 곡선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우리 한복과 한옥에서도 볼 수 있는 곡선을 음악에서도 보여주고 있는듯해 이것이 바로 제가 느끼는 가야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판소리 하는 사람이 득음을 위해 평생을 노력하듯이, 악기 연주자는 만족스러운 농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저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쳐 가며 그 속에서 가야금이 주는 매력을 느끼고 있다."


- 특히 어린 아이들과 많은 공연을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 있나?
"꼭 어린 친구들과의 공연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 제가 이곳 (서산·태안)에서 초, 중, 고와 문화원에 출강하고 있으며, 가야금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아이들과 공연 기회가 많다. 청소년들의 경우 무대에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돼, 공연하면서 우리 악기의 우수성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또한, 공연 할 때는 주로 악기 연주와 함께 창을 하는 가야금 병창을 한다.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가야금을 연주하며 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 공연 내내 신바람이 난다."


이같은 조 씨의 노력과 열정으로 제자들 중 일부는 이미 국악고와 예술고 그리고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있다.


- 1년에 공연은 얼마나? 특별히 기억나는 공연(에피소드)은?
"순수 공연을 포함해 월평균 10여 차례 연주를 한다. 우리 지역을 비롯해 타지역에서도 공연을 하다 보니 주말을 잊은 지 오래다. 공연 에피소드는 여름밤에 공연할 때면 조명으로 하루살이나 나방들이 입으로 들어보면, 뱉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연주 도중 줄이 끊어지거나 안족이 부러져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 악기에 치명적인 비와 바람 부는 날 야외공연에서 마구 변하는 음을 조율하느라,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 못할 때는 하루종일 속상하다.


뿐만 아니라, 가끔 한복 입고 연주하는 저를 옛 기방에 있던 분들로 착각한, 취객이나 무개념 관객에게 다짜고짜 손목을 잡혀 끌려가다가 간신히 빠져나온 경우도 있었다. 이외에도 한 손에 가야금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으로 치맛자락을 잡고 무대를 오르내리다 넘어진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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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경 가야금 연주자의 인생 이야기, '뜯고, 튕기고, 흔들고, 구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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