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 인기 트롯 무대에 판소리 전공자들이 뜨는 이유

● 음(陰)의 소리는 단전호흡으로 내는 매력적 소리

● 일반인도 단전 발성으로 전달력 높일 수 있어

● 송가인, 이날치밴드가 판소리 대중화 기여

● ‘판페라’(판소리+오페라) 재개, 카네기홀 공연 추진

 

요즘 인기 있는 TV 예능 프로그램 다수가 트롯 경연대회다. 트롯 바람은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했지만, 요즘이 절정 같다.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더욱이 설날 즈음 아닌가. 명절에 한가롭게 트롯 가요를 듣자니 어쩐지 민속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트롯 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가수들 다수가 국악 전공자들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판소리 오지윤5.jpg

 오지윤 프로필


한때 트롯 가요가 일본 대중가요인 ‘엔카’에서 왔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럼에도 트롯은 우리 민족의 한과 신명을 결합해 독특한 한국적 장르로 재탄생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악 전공자들이 트롯을 그렇게까지 멋들어지게 불러 젖힐 수 있을까. 


한때 인기 없는 장르로 여겨졌던 국악은 지난해 이날치밴드·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범 내려온다’가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젊은층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궁가의 한 대목에 빠른 비트를 넣은 동영상 하나를 5억 명이 봤다니, 정말 놀랠 일 아닌가. 


동영상에 이어진 댓글에는 “판소리 한마당을 다 보고 싶다” “1일 1범”(하루에 한번 ‘범 내려온다’를 듣는다는 뜻) “판소리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 좋겠다” 같은 내용들이 수없이 붙었다.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건 그럼 트롯·엔카·민요·판소리의 매력이 어떻게 같고, 다를까 하는 점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임에도 우리가 잊고 있는 판소리는 언제나 잠에서 깨어날까. 

 

인기 트롯 무대에 판소리 전공자들이 뜨는 이유

 

-트롯 오디션에서 관객을 휘어잡는 이들 다수가 국악 전공 출신들이라 놀랐습니다. 그 이유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국악 전공자들이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건데요. 이들은 대개 어려서부터 공부를 하기 때문에 노래 실력을 쌓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도 있어요. 국악 전공자들이 트롯 오디션에 나가는 것은 우리나라에 국악 전공자들이 설 무대가 그만큼 없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판소리가 트롯·K-팝의 원류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판소리는 음악적 깊이가 그만큼 있고, 오랫동안 우리 민족이 즐겨왔기 때문에 요즘 인기 있는 트롯이나 K-팝의 자양분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서로 분명히 다른 장르들이지만, 가수들의 DNA에 그런 민족 음악성이 담겨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지요.”


-판소리와 민요, 트롯, 엔카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뭔가요? 


“역사적 탄생 배경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다른 장르들이지만 발성적인 측면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됩니다. 음악적 발성에도 어떤 원리와 구조가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비슷한 점을 찾는다면 민요와 트롯이 비슷하고, 판소리와 엔카가 아주 유사합니다. 조금 놀라운 이야기일 텐데요. 우리가 일본음악이라고 조금 경시하는 엔카에도 판소리처럼 매우 깊은 예술적 경지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트롯을 엔카와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 트롯 가수 김연자는 일본에서 엔카 가수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최초의 엔카 곡을 만든 일본인 작곡가 고가 마사오는 어린 시절을 일제 강점기에 한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한국 민요나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마사오의 곡 ‘술은 눈물일까 탄식일까’가 한국인 작곡가 전수린의 ‘고요한 장안’을 모방했다는 주장도 있다. 트롯과 엔카가 등장한 시기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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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지윤 명창 “트롯·판소리 인기 비결은 음(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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